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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사람·따뜻한 로봇…나와 다른 인류가 온다 (2014. 7. 12)
출처 머니투데이 등록일자 2014-07-12
원본 URL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4070316335972631&outlink=1
인지·생체의공학 발전 '로봇 新인류' 시대 여나…인간·로봇 윤리 새 제정 필요성 대두

'로봇으로 남을텐가, 인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인간으로 남을텐가, 로봇이 될 것인가' 

마치 영화 속 철학적 설정 같지만, 이는 '인공지능(artificiality intelligence·AI)과 첨단 생체공학 시대'를 맞이한 인류와 로봇 앞에 동시에 던져진 화두다. 

클라우드와 연계된 인지기술과 컴퓨터 SW의 비약적 발전, 여기에 첨단 의생체공학이 결합된 로봇 시스템 등장이 신(神)의 경계를 넘어 사람과 로봇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드는 인류 역사상 대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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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닉맨 '렉스'/사진=바이오닉테크 집행위
◇더 우월한 능력 가진 '반로반인'(반은 로봇, 반은 인간) 세상 펼쳐지나 

인공신체·장기 이식 분야는 빠른 속도로 발전해 급기야 '100% 인조인간'인 로봇 '렉스'(REX)를 탄생시켰다. 이는 지난해 영국의 한 TV다큐멘터리가 3년간 진행해 완성한 세계 첫 인조인간 바이오닉맨(bionicman·생체공학인간) 개발 프로젝트이다. 

렉스는 홍채와 망막 기능을 갖춘 눈이 사물을 인식하고, 인공 달팽이관으로 소리도 듣는다. 인공지능과 음성 합성 시스템으로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인공 장기와 팔다리, 인공혈액 등 지금까지 인체이식용으로 개발된 세계 최고 연구성과물이 모두 담겨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그만큼 바이오닉 기술이 진일보를 이뤘다는 얘기다. 렉스에 탑재된 신체 일부와 장기는 장애가 있는 인간에게 바로 이식해 쓸 수 있다. 

다음은 해외에서 벌어진 실제 사례다. 교통사고를 당한 A씨는 오른손 마비 증상으로 불편함을 겪다 2년 후 자신의 손목을 절단키로 하고 인공의수(義手)를 달았다. 물론 A씨의 손은 약간의 움직임이 가능했지만, 그는 생체공학 의수가 지닌 첨단기능을 갖는 게 훨씬 더 낫겠다는 판단으로 멀쩡한 팔을 잘랐다. 이를 통해 A씨는 컴퓨터 타이핑을 일반인보다 수 배 이상 빠르게 친다. 물론 실제 손과 같은 촉감도 느낄 수 있어 생활에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 당시 일각에선 삶의 질을 더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불편한 신체조직을 잘라내고, 인공신체를 이식했다면,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형성될 '제2의 성형시장' 정도로 보면 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으로 전개됐다. 

70년대 외화 '600만불의 사나이'에 나올 법한 장면이 최근 인공 신체·장기 기술의 발달로 거래까지 가능해졌다. 때문에 미래 생체의학 시장과 관련된 사회적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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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인공의수 수술을 받았다는 외신 기사/자료=바이오닉테크 운영위

렉스 제작에 참여한 사회심리학자 베르톨트 마이어(Bertolt Meyer) 독일 켐니츠 대학 교수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닉테크 2014' 포럼 기조강연에서 "지금의 인공 의수족(義手足)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한 틈새시장이지만, 생체의학 발전으로 향후 기업에 거대 이윤을 안겨줄 매스마켓(Mass Market·대중소비자용 다량 판매시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며 긍정적인 기술 진보를 위해 잠재적인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이어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의수를 들어보이며 "지금 이 손으로 피아노를 칠 순 없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건강한 인간의 손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미래 언젠가는 인간의 모든 신체부위를 바이오닉 기술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오닉스산업은 현재 태동기지만 생체인식, 생체정보공학등과의 협업 연구를 통해 수년내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이어 교수는 "바이오닉 기술이 장애인에게 일반인보다 더 우월한 능력을 부여하면 이를 탐낸 인간의 바이오닉 기술 오용이 우려된다"고 피력했다. 또 "이 같은 기술 혜택이 빈부격차 때문에 부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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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수를 단 베르톨트 마이어(Bertolt Meyer) 독일 켐니츠 대학 교수가 기자간담회에서 즐의응답하고 있다/사진=바이오닉테크 운영위

◇'로봇 인간화' 이끄는 AI, 신인류 되나 

컴퓨터가 사람처럼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테스트를 통과한 AI '유진 구스트만'은 아직은 13세 수준이나, 인간 지능 프로그램으로 중무장한 'AI 시대'는 이미 본격화됐다. 

인간의 관절과 생체를 대체할 로봇개발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로봇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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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사진=소프트뱅크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프랑스 알데바란로보틱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초 감정인식 로봇 '페퍼'(pepper)는 자신이 익힌 감정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보낸 뒤 다른 페퍼들과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 자회사 아스라텍(ASRATEC)은 이중보행이 가능하고 사람의 음성인식과 동작을 모방할 줄 아는 인간형 로봇(모델명: ASRA C1)을 공개했다. 인간의 언어구사력과 가깝게 진화하는 음성인식기술 발달과 함께 어느새 '로봇의 인간화'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하나의 인공지능 운영체제(OS)가 수천 수만 명을 상대하면서 저장한 대화와 상담내용이 클라우드에 연결돼 수시로 업데이트 되면 인간보다도 더 감성적인 OS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TRI는 현재 퀴즈에 답할 수 있는 AI를 만들기 위한 엑소브레인(Exobrain)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진행중이다. 

구글 '나우'와 애플 '시리'로 대표되는 음성인식기술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존엔 인식률 자체에 기술력을 집중했다면 지금은 언어를 분석·구사하는 대화형 중심으로 발전해 가는 추세다. 

인간에 가까워지려는 AI 개발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로봇SW 공학계는 '뉴로(Neuro·신경계) 네트워크'에 집중하고 있다. AI를 응용한 기술 중 하나로 소위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데이터망을 구축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찾아 의사결정을 돕는 게 핵심이다.

인간의 뇌를 기반으로 설계된 컴퓨터 칩 개발도 한창 진행중이다. 이는 사용자 생각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적인 접근이 가능하므로 보행 로봇에 탑재될 경우, 인간에 완벽하게 가까운 로봇이 된다.

이쯤 되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로봇은 인간에게 무엇인가.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동반자인가. 그렇다면 인간에게 천부인권이 주어지듯 로봇에게도 일정한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하는가. 이런 난감한 질문들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면서 최근 과학기술계는 '로봇 윤리규범'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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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구스트만과의 대화 내용. 우크라이나에 가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Nope) 라고 답하고 있다.

미국 예일대 '생명윤리를 위한 학제간 센터' 소속 윤리학자인 웬델 월러치와 콜린 알렌 인디애나대 인지과학 교수는 "지능형 기계의 출현으로 인간과 기계의 구별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앞으로는 로봇을 인간과 같은 '도덕적 존재'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로봇과 공생하기 위해선 '로봇 윤리규범' 재정이 시급하다"며 "공학과 철학, 인지과학, 도덕심리학, 신경윤리학, 인공두뇌학, 진화생물학, 게임이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AI를 통해 로봇이 자유의지와 감성을 갖게 된다면. 인간과 인공지능 경계는 모호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간과 '또 다른 신(新)인류'로 분류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앞으로 로봇종족을 반려자로 맞이한 인류가 어떻게 공존해 살아갈 지를 지금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할 때가 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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